본문 바로가기

좋은 글

만년필

아들아!


너는 만년필을 아느냐

만년필 잉크 냄새를 맡으며 코를 벌름거려 보았느냐.

내가 지금의 너만한 아이였을 적에 나에게는

만년필이 없었다.

돈이 없어 그걸 사지 못한 게 아니다

나는 너무 어려서 만년필을 사용할 자격이 없었던 거다.

어린 것들은

연필로 글씨를 써야 한다는 게 어른들의 생각이었다.

연필은 글씨를 썼다가도 마음대로 지울 수가 있는 필기도구다.

하지만 만년필 글씨는 한 번 쓰면 더 이상 고칠 수 없다.
고쳐 쓸 수 없다는 것, 그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소리다.

글씨도 삶도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.

책임을 지지 못하면 만년필을 쓰지 말라는 뜻이다....

 

-안도현 [사람] 에서-

 

 

'좋은 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인생에서 꼭 필요한 5가지 “끈”  (0) 2013.10.13
[서산대사]해탈시  (0) 2013.02.06
지혜로운 삶  (0) 2013.01.27
2003년 카페 네티즌이 뽑은 최우수 글  (0) 2013.01.15
가슴에 담아야 할 글  (0) 2012.11.1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