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들아!
너는 만년필을 아느냐
만년필 잉크 냄새를 맡으며 코를 벌름거려 보았느냐.
내가 지금의 너만한 아이였을 적에 나에게는
만년필이 없었다.
돈이 없어 그걸 사지 못한 게 아니다
나는 너무 어려서 만년필을 사용할 자격이 없었던 거다.
어린 것들은
연필로 글씨를 써야 한다는 게 어른들의 생각이었다.
연필은 글씨를 썼다가도 마음대로 지울 수가 있는 필기도구다.
하지만 만년필 글씨는 한 번 쓰면 더 이상 고칠 수 없다.
고쳐 쓸 수 없다는 것, 그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소리다.
글씨도 삶도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.
책임을 지지 못하면 만년필을 쓰지 말라는 뜻이다....
-안도현 [사람] 에서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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